↑ 사진 : 황다은, 박홍렬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사건은 만남을 ‘접촉’이라 명명하고 ‘대면/비대면’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만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밀접 접촉자로 격리 중일 때 이웃들이 응원 차 보내온 도시락처럼 집 앞에 배달된 그림들이 보여준 풍경은 우리가 접촉하고 있는 세계의 진짜 얼굴이었다. 무인 전시회는 화가가 놓고 간 그림 도시락을 이웃들과 나누는 자리였다. 관람객들은 비대면으로 스쳐갔지만 그 어느 때보다 밀접있게 접촉했다. 재난이 일상화 된 시대에 닫힌 문이 있으면 새롭게 열리는 문도 있다. 그림은 새로운 공간을 찾아 나섰고, 집으로 걸어 들어와 이웃들을 초대하며 새로운 접촉/대면/만남을 경험했다. 그렇게 공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세진
화가.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는 세계의 모습을 풍경으로 그려내려 노력한다. 회화의 물질성에 골몰하던 중 동시에 회화의 시간성을 경험하고 이를 공유할 영화인을 찾아 그림을 보낸 계기로 박홍열, 황다은을 만나 회화, 영화, 마을 공동체까지 연결이 멈추지 않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삶의 우연을 수용하여 실천하려는 방향이 어디를 향해있을 때 무엇이 만들어지는지 관객이라는 타인의 힘을 경험한다. 현재는 ‘유한하다’와 맞붙어 있는 것들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박홍열
25년차 영화 촬영감독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의미화 된 체계들을 지양하며 인간의 시선이 아닌 물질의 시선으로, 준비된 필연적인 우발성과 우연성의 이미지를 발견하려 노력한다. 영화나 영상을 만든 이의 시각이 아닌 스크린의 시각으로 접근하며, 머지 않은 장래에 카메라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황다은
영화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을 쓰고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삶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글쓰기 워크샵을 진행한다. 픽션을 압도하는 현실이 쇼츠와 릴스로 쏟아지고, 하루 만에 휘발되는 파편적인 스토리를 소비하느라 서사를 잃어가는 시대에 스토리텔링이라는 도구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간다. 코로나19라는 결정적인 ‘사건’을 통과해 비로소 주인공 자격을 부여받은 ‘돌봄’의 서사에도 주목하고 있다.
[상영] 우리 만날 수 있을까요

일정

일시: 2023.11.22.(수) 16:00-17:30


장소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비움홀


참여자

황다은, 박홍열, 박세진